세계적인 아트 서커스 그룹인 태양의 서커스는 한국에서 '퀴담', '알레그리아', '바레카이', '쿠자', '뉴 알레그리아' 등을 흥행시키며 누적 관객 수 100만을 돌파한 밀리언셀러 콘텐츠다. 새 작품인 '루치아'의 이름은 스페인어로 '빛'을 뜻하는 'luz'와 비를 의미하는 'lluvia'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작품명 그대로 태양의 서커스의 정체성에 빅탑 투어 공연 최초로 '물'이 동원됐다는 특징이 있다.
작열하는 태양의 이미지로 대변되는 멕시코인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의 곡예를 선보이는 태양의 서커스와의 시너지가 특히 돋보이는 '루치아'다.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무대 중앙에서 빛을 내는 주황색 조명, 화려한 듯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꽃밭,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어우러져 멕시코의 한 가운데에 놓인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낙하산을 타고 온 여행자가 꿈속의 나라 멕시코에서 만난 문화, 자연, 신화 등을 기록하는 흐름으로 환상적인 2시간이 채워진다. 고전과 현대의 멕시코를 두루 만나볼 수 있는 구성이 흥미를 유발한다. 단순히 손에 땀을 쥐는 묘기만을 떠올렸다면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일 테다. '루치아'가 품고 있는 다채롭고 촘촘한 멕시코의 서사야말로 진정한 공연의 매력 포인트다.
멕시코라는 배경이 지닌 특성을 다양한 질감으로 표현해냈다는 점이 놀랍다. 실물 크기의 말·재규어 등은 단숨에 시선을 끌었고, 흥겨운 라틴 아메리카 음악은 시각에 이어 청각까지 멕시코로 인도했다. 공연 중간 객석에서는 벌새들이 뛰어놀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찬 '루치아'다. 화려한 나비 날개를 펼치고 벨트 위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여성을 시작으로 벌새 의상을 입은 곡예사들이 두 개의 거대한 트레드밀에서 쉼 없이 후프를 뛰어넘으며 초반부터 혼을 쏙 빼놓는다. 아크로바트들을 공중으로 던지는 아슬아슬한 쇼, 후프를 타고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는 몽환적인 장면, 6m까지 쌓아 올린 구조물에서 균형을 잡는 핸드 밸런싱, 웃음을 유발하는 저글링까지 구성이 겹치는 것 없이 알차다.
태양의 서커스 '루치아'는 오는 31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계속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