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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2018] [인터;뷰] ‘노트르담 드 파리’ 유지 “아이돌→뮤지컬배우, 자존감 높아져”

관리자 │ 20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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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26 10:04  출처: [헤럴드경제]http://biz.heraldcorp.com/culture/view.php?ud=201807261001462837397_1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뮤지컬배우로 전향하고 나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매사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요”

찬사가 쏟아졌다. 무대 위 유지는 에스메랄다 그 자체였다. 눈빛은 살아있고, 무대를

누비는 그의 몸짓은 집중력을 높인다. 우리가 알던 베스티의 유지가 맞나 싶을 정도다.

뮤지컬배우로 전향한 유지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여주인공 에스메랄다 역

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스타 뮤지컬배우 차지연, 윤공주와 트리플캐스팅 된 그는

선배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그 덕에 유지를 향한 평단의 칭찬이 자자하다.

유지는 걸그룹 출신이다. 하지만 그의 가수생활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유지

스스로도 “가수를 했을 땐 자존감이 굉장히 낮았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그저 노래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2012년 그룹 EXID의 리더로 데뷔한

그는 이내 팀에서 탈퇴 후 2013년 그룹 베스티로 재데뷔했다. 하지만 베스티 데뷔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유지는 2017년 팀 탈퇴 후 아예 뮤지컬배우로

전향했다. 벼랑 끝 가수 생활을 청산하고 새 길을 찾은 것이다.

지금 그의 얼굴엔 화색이 돌 정도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보인다. 유지가 직접

선택한 뮤지컬배우로의 새 삶은 어떨까.



‘노트르담 드 파리’가 세 번째 뮤지컬인데 벌써 주연을 두 번이나 맡았어요.

주연 캐스팅 비결이 뭔가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건 있는 것 같아요. 연습하면서 선배들한테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전작 ‘드림걸즈’ 할 때도 그 이야기를 들었죠. 당시

연기에 관해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한 선배가 와서 ‘너 근데 디나야. 서 있어도

디나 같아’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또 디나도 그렇고 이번 에스메랄다도 나이

가 어려요. 그런 정서적인 부분들이 나와 맞지 않았나 싶어요”

▲ 뮤지컬을 하면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
“같이 하신 선배들도 그렇고 앙상블도 그렇고 다들 정말 예뻐해주셨죠. 이번에도 그랬

어요. 이번 공연하면서 목이 안 좋았는데 불안하고 무서웠어요. 목이 안 좋은 상태로

공연하다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두려웠던 거죠. 그런데 감동받았던 일이 있어요. 무대

도중에 댄서들과 컨택하는 부분이 많은데 손잡을 때나 눈이 마주칠 때 ‘힘내’라는 메시지

를 전달해주더라고요. 이런 응원 덕에 굉장히 힘이 났던 것 같아요”

▲ 에스메랄다라는 캐릭터가 치명적인 인물이에요. 유지의 에스메랄다는

어떤가요?

“처음엔 섹시하기만 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연습하면서 소설을 읽다 보니

때 묻지 않고 순수한 인물이더라고요. 외적인 섹시함이 강해서 남자들의 욕망의 대상

이 되기도 하지만 에스메랄다는 그걸 모르는 캐릭터에요. 이런 부분을 참고했던 것

같아요. 사실 언제부턴가 순수한 걸 보면 눈물을 많이 흘려요. 이번에도 무대하면서

콰지모도가 불쌍해서 그렇게 눈물이 나는 거예요. 연출님이 이런 모습을 보고 그러셨는

지 모르겠지만 내적으로 에스메랄다의 성격을 가장 많이 닮은 인물이라고 해주셨어요”

대선배인 차지연, 윤공주와 트리플캐스팅 됐어요. 부담감은 없었나요?

“처음에 에스메랄다 배역을 맡게 됐다는 소식을 먼저 듣고 난 후에 트리플캐스팅이

됐다는 걸 들었어요. 에스메랄다 역할이 맡게 돼 좋았던 것도 잠시였고 걱정부터 되더라

고요. 정말 대단하신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서 영광이고 좋긴 했지만 언니들에

비해서 난 경험도 없고 부족한 점도 많다 보니까 그냥 막막했던 것 같아요. 언니들보다

내가 부족한 게 당연하잖아요. 어쨌든 보는 사람 입장에선 비교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딱 한 가지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죠. ‘작품에 누를 끼치지 말자’ ‘민폐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요”

▲ 차지연, 윤공주가 조언을 많이 해줬나요?

“정말 많이 해줬어요. (차)지연 언니의 경우는 내가 가수 활동을 많이 한 걸 알고 그런

부분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가수 습관을 빨리 빼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제스처

할 때나 몸짓으로 표현할 때 팁도 많이 알려주셨어요. 내가 ‘언니 이게 어려운 것 같아요’

라고 하면 ‘그렇지’라고 동조하며 격려해줬어요. 앞으로 뮤지컬하면서 어떤 부분을 조심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줬죠. (윤)공주 언니의 경우는 칭찬을 많이

해줬어요.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넌 그냥 최고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어느 날은 언니에게

궁금한 걸 묻다가 운 적도 있어요.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내가 정말 오디션에 합격

했다고 해서 욕심 부렸나 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런데 언니가 좋은 말을 많이 해줬어요.

 ‘넌 그냥 에스메랄다 같아’라면서 ‘난 너의 가능성을 많이 봤다. 넌 최고의 에스메랄다야’

라고 해줬죠. 빈말일 수 있고 위로의 말일 수도 있지만 정말 많은 힘이 됐어요. 두 분 모두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송스루 뮤지컬이에요. 150분 내내 노래로만 극을 이끌어야 하는 데 어려움은

었나요?

“처음엔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단순하게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하다 보니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대사 전달도 어렵지만 노래를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노래가 말처럼 들려야 되더라

고요.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노래를 통해서 해야 하는 거니까 더 많은 어려움을 느꼈어요.

뭐 하나 쉬운 게 없겠지만 굉장히 어려웠어요. 처음 해 본 송스루라 노력을 많이 하고 있

어요”

▲ 지금 가장 힘든 부분이 뭔가요?

“사실 지금 성대가 터졌어요. 병원에서 2주 동안은 말하지 말라고 했죠. 더 터지면 답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수술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노래 부르니까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모든 공연을 마음에 들게 해도 모자라다고 생각하는데 목이 이러니까.

더욱이 출연 회차도 많지 않아서 한 번 한 번의 무대가 굉장히 소중한 상황이에요. 큰

작품의 큰 역할을 맡은 데다 배역을 맡은 배우 중 경험이 제일 없다 보니까 관리를 진짜

열심히 하려고 했거든요. 참사가 났던 날이 있어요.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갑자기 음소거가 된 거죠. 꾸역꾸역 노래를 부르는데 클라이맥스에서 목소리가 안나왔

어요. 10년 동안 노래를 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거든요. 병원에 갔더니 혈관이 터져서

출혈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힘든 상황이지만 얼굴은 많이 밝아진 것 같아요.

“요즘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가수를 했을 땐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굉장히 낮았

어요. 사실 운도 따라줘야 하고 실력도 따라줘야 하는 판이잖아요. 그런데 당시엔

그룹이 잘 안되는 게 내 탓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존감도 많이 낮았죠. 노래가

좋아서 아이돌을 했고, 사람들이 노래 잘한다고 말을 해줘도 ‘내가 못해서 지금 이런

거야’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뮤지컬배우로 전향하고 나서 자존감이 높아지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돌아보니 걸그룹 하면서 겪었던 일들이 많은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그런 경험 덕분에 지금에라도 뮤지컬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힘들었던 일도, 좋은 경험도, 괴로운 경험도 다 감사한 것 같아요”

그럼 가수 활동 계획은 없는 건가요?

“가수로서의 미련은 다 털어버린 것 같아요. 더 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해봤고

나한테 안 맞는 직업이라는 걸 느꼈거든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스스로를 한 단어와 비유하자면요?

“조개가 진주를 만들어낼 때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나도 진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요. 사실 뭔가를 할 때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게 없으면 불안하거든요. 심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 배우는 게 많아요. 지금은 목

상태 때문에 괴롭고 속상한 부분이 있지만 배우는 게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위로하고 있습니다”

유지가 출연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는 8월

5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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