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카레니나] '안나카레니나' 김소현, 여성연출가와의 첫 작업 “무한 서포트 받는 느낌”

관리자 │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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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현/사진=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처음으로 여성 연출가를 만나서 여자의 이야기를 하는 거라 좋았고 뜻 깊었다.”

배우 박소현은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데뷔, 뮤지컬 '엘리자벳', '명성황후', '마리 앙투아네트' 등에서 '관객들이 사랑하는 배우',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인정받으며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가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로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소현은 “부담감이 있었다.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과는 결이 달랐다. 꼭 한 번 도전 해보고 싶었다. 저한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고, 처음에는 자신감이 많이 없어졌다가 공연을 하면서 안나를 더욱 이해하게 되었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캐릭터 자체가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평범하게 또 행복하게 살다가 굉장히 복합적으로 변화를 겪게 된다. 같은 대사를 해도 많은 레이어가 표현되어야 해서 어려웠다. 처음에는 내면에 있는 겹겹의 내용을 전하는 게 어렵다는 걸 몰랐다. 그것들을 표정으로 보여드리기 힘들었고 굉장한 벽에 부딪혔다. 가뜩이나 이해가 안가는 캐릭터를 이해가게 만들려는 것들에서 오는 힘듦이 컸다.” 

수년간 무대 위에서 열연을 펼치며 객석을 압도했던 김소현이지만, 처음에는 운명적인 사랑으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는 안나의 서사를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그는 실제 자신의 가정과 비교하며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김소현은 “제 자체가 안나의 전 상황처럼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을 갖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제가 지금 누리고 있는 안락한 삶을 박차고 나간다는 건 제 스스로는 무모한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다행스럽게도 연출이 여성분이시고, 나이 차도 적은데 결혼 생활을 하시며 아이도 있다. 안나 전문 연출이어서 시도 때도 없이 얘기를 했다. 사소한 것부터 심오한 것까지 대화를 정말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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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소현/사진=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처음으로 동성의 연출가를 만나서 여성의 서사를 이야기 하는 거라 좋고 뜻 깊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연출을 맡은 알리나 체비크는 러시아 최고의 뮤지컬 연출가. 그를 경험한 초연 배우들은 어마어마한 연습 분량과 혹독한 트레이닝에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 이에 김소현은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저는 너무 좋았다. 작은 동작 하나까지 직접 선보이는 연출가의 열정적인 모습에서 무한 서포트를 받는 느낌이었다. 대화를 많이 하고 런 스루를 하면서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좋았고 저랑은 잘 맞았던 것 같다. 남산 연습실에서 인원을 점점 줄여가며 김우형씨와 저만 남겨놓고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연습도 했다. 안에 있는 것을 다 쏟아내는 경험이었다. 노래가 과해도 되니까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라며 끝도 없이 시키셨다. 마지막 노래를 부르고는 쓰러질 뻔 했다.” 

‘안나 카레니나’는 국내에서 공연된 첫 러시아 뮤지컬로, 러시아에서 해외로 수출한 첫 작품이다.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온 김소현에게도 러시아 뮤지컬 작업은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그는 연습하는 과정과 무대 위 진행 사항까지 많은 점이 기존 자신이 경험한 방식과 달랐다고 회상했다. 

“일단은 많은 공연들이 미리 정해진 곳에 멈춰 서고, 발을 대고, 동선을 맞춘다. 그러나 ‘안나 카레니나’는 그런 것들이 없었다. 연출가는 ‘그런 것이 왜 중요하냐’고 반문해 충격을 받았다. ABC를 이용해 DOG라고 쓰는데 알파벳을 모르는 상황 정도라고 할까? 의미없는 손동작도 하지 말라고 했다. 막상 그게 없어지니까 자유로웠다. 연출가는 배우가 공간을 훤히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기가 어디에 들어가야 할지를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첫날부터 대본을 놓고 다 외워가야 했다”며 극악무도했던 리허설을 떠올렸다. 이어 그러한 과정 속에서 안나가 이해되고, 스스로 갖고 있던 틀을 깰 수 있던 것 같다. 시스템이 달라서 그렇지 그 시스템 안에 매력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러시아 뮤지컬은 굉장히 화려하다고 생각했다. 의상이 크고 복잡해서 컨트롤하는 게 힘들었지만 아름다웠다. 여배우가 아름다울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셨다. (웃음)”


([팝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출처: [헤럴드POP] http://pop.heraldcorp.com/view.php?ud=201905271834548854890_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