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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댄스] [원종원의 올 댓 뮤지컬] 리버댄스

관리자 │ 201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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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뮤지컬 공연가의 화두는 '춤바람'이다. 안무가 강조된 작품이나 춤 보는 재미

가 쏠쏠한 무대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다. 경제위기로 침체된 공연가의 분위기를

일신할 기회도 될 것 같아 참신하고 흥미롭다.

춤을 전면에 내세운 흥행 기대작들은 면면이 모두 신선하다. 연초 큰 호평을 받았던 댄스

뮤지컬 '컨택트'도 그랬고 창작무대로는 드물게 춤을 강조한 '올 댓 재즈', 여름에 막을 올

릴 '빌리 엘리어트' 등도 춤 빼고 이야기하기 힘든 무대들이다. 무용이 주를 이루면 내용이

단순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시선과 몸짓이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다음달 내한 예정인 '리버댄스'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춤판'

이다. 독특한 문화와 정서로 독자적인 문화 정체성을 자랑하는 아일랜드의 무대예술 작품

이다. 제목으로 쓰인 '리버댄스'란 강가에 모여 사는 사람들의 춤이라는 의미인데, 바로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을 가로지르는 여러 강과 마을 사람들의 축제를 상징한다. 지금

도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는 여러 공연팀을 더블린의 강 이름으로 부르는 특이한 전통을

따르고 있다. 


뮤지컬의 시작은 TV 프로그램의 작은 공연에서 비롯됐다. 매해 유럽 각국이 참가해 장소

를 옮겨가며 치러지는 쇼 프로그램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1994년 더블린에서 개최됐

을 때의 일이다. 여성 PD였던 모야 도허티는 최종 심사가 집계되는 15분 남짓의 시간 동안

아일랜드의 문화적 역량을 선보일 퍼포먼스를 고민했는데 그래서 구상해낸 것이 바로

'리버댄스'였다. 이 무대는 훗날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고 인상적인

퍼포먼스로 손꼽히는 인기를 누렸는데 결국 정식 공연의 제작도 이에 고무된 아일랜드

예술가들이 주축을 이뤄 진행됐다. 

'리버댄스'에 등장하는 춤은 스텝댄스다. 얼핏 보기엔 미국의 탭댄스와 흡사한데 차이

점은 팔을 상반신에 붙인 채 발박자로만 춤을 춘다는 점이다. 특히 한 줄로 길게 늘어선

출연진이 일사불란하게 동작을 이어가며 스텝댄스를 추는 장면은 장관을 이룬다. 얼핏

고대 유럽사회의 촌락문화나 집단군무의 일체감도 느낄 수 있어 재미있다.

한때 우리나라 공연가에도 아일랜드 스텝댄스 퍼포먼스팀들이 내한해 인기를 누린 적이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스피릿 오브 더 댄스'였는데 엄격히 말하자면 사실 '리버

댄스'의 아류작이다.


한국 공연을 포함해 이번 극동 아시아 투어가 끝나면 아일랜드로 돌아가 15년 만의 고별

무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는 소식도 있다. 굳이 그곳까지 찾아갈 열혈 마니아

가 아니라면 이번 내한공연을 목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지역의 문화를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진화시킨 아일랜드 예술가들의 저력까지 벤치마킹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jwon@sch.ac.kr




입력 : 2010.02.18 16:02   수정 : 2010.02.18 16:02

출처: [파이낸셜뉴스] http://www.fnnews.com/news/201002181602526289?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