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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2016] [현장에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100만관객, 원작 만든 프랑스보다 잘 나가는 이유

관리자 │ 20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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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중인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이하 노담)
가 21일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2005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지 11년 만이다.
대형 뮤지컬의 100만 관객 돌파는 ‘명성황후’ ‘맘마미아’ ‘캣츠’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에 이어 6번째다.

연기·춤 부담 적어 가수 캐스팅 최적
케이윌·정동하 등 가창력으로 장악
배역 비중 비슷, 여러 스타 기용 장점

‘노담’은 2005년 프랑스팀의 내한 공연 때부터 파격이었다. 극적 드라마보단 생략과
여운, 단출한 세트 등 영·미권 뮤지컬과 때깔이 달랐다. 무엇보다 프랑스어가 주는
유려한 운율감이 매혹적이었다. 그건 양날의 칼이기도 했다.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
만 가능하지, 한국어 버전은 실패할 것”이란 기류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2007년부터 꾸준히 한국어 공연이 올라가고 있다. 심지어 2012년엔 영어 버전
까지 소개되기도 했다.

반면 프랑스에서 ‘노담’은 9년째 감감무소식이다 올 11월에 가까스로 공연될 예정이다.
본토보다 수입국에서 더 강세인 모양새다. 프랑스 뮤지컬은 ‘십계’ ‘로미오 앤 줄리엣’
‘돈 주앙’ 등 한때 한국에서 붐을 이뤘지만 다 사라진 채 지금은 ‘노담’만 살아남았다.

유독 ‘노담’이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뭘까.

원작이 갖고 있는 장중한 스토리, 호소력 짙은 선율 등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한국
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건 ‘스타 캐스팅’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담’
은 송스루(song-through·대사 없이 노래로만 연결) 뮤지컬이고, 가수와 댄서가 구분돼
있다.

즉 노래하는 이가 연기·춤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가창력은 탁월
하지만 아직 연기 경험이 적은 기존 가수에겐 뮤지컬 입성에 안성맞춤인 구조다. 올해도
케이윌이 전격 합류해 폭발적인 성량을 뽐내며 순항중이다. 2013년엔 그룹 ‘부활’의 보컬
이었던 정동하가 출연했고, 이후 뮤지컬계에 안착할 수 있었다. 2007년 바다가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오며 택한 작품 역시 ‘노담’이었다.

배역들의 비중이 골고루 나눠져 있는 점도 흥행 요인이다. 남녀주인공 콰지모도·에스메
랄다뿐 아니라 조역이라 할 수 있는 음유시인(그랭구와르)·신부(프롤로)·근위대장(페뷔스)
·집시 우두머리(클로팽) 등의 존재감 역시 작지 않다. 출연시간이나 부르는 노래 숫자만
따지면 오히려 주인공보다 더 많을 정도다. 각 배역별로 유명 배우를 기용할 수 있어 팬덤
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 제작사인 마스트 엔터테인먼트의 김용관 대표는 “‘한·불 수교 130주년’의 의미를 살려
하반기 파리 공연 때 한국어 특별공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입력 2016.06.27 01:19 수정 2016.06.27 11:57

출처: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0223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