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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담2007] 서커스 ‘퀴담’ 영화 뺨치네…화려한 곡예 감탄사

관리자 │ 200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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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영화를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2시간 넘도록 관객석에선 탄성과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9일 한국 첫 공연을 가진 ‘태양의 서커스 퀴담(Quidam)’. 예상은

했지만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라는 어느 영화의 광고문구처럼 신비로운 무대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태양의 서커스 시리즈 중 하나인 ‘퀴담’은 라틴어로 ‘익명의 행인’이라는 뜻이다. 우산을

들고 긴 트렌치 코트를 입은 채 얼굴을 보이지 않는 퀴담이 한 소녀의 집을 방문한다.

소녀가 퀴담의 모자를 받아 쓰자, 세 식구는 모험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큰 수레바퀴를 굴리며 나타난 사나이는 마치 관객석으로 돌진할 듯 스릴을 안겨주며

바퀴 안팎에서 마음껏 몸을 놀렸다. 장난스러운 듯 보였지만 바퀴는 정확히 계산된 시간

에 따라 멈추고 굴렀다. 3명의 소녀가 보여준 공중팽이 묘기와 20여명이 교차해 만들어

내는 줄넘기 퍼포먼스는 하나의 ‘군무(群舞)’였다. 미끄러질 듯 붉은 천에 몸을 맡긴 배우

는 오르락 내리락만해도 충분히 놀라운 묘기에 순간순간 몸으로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공중발레’를 펼쳤다. 허공에서 등장한 연기자들은 영화 ‘스타워즈’

에서 걸어나온 듯 보였다. 


하이라이트는 다른 장치 없이 몸만으로 보여주는 묘기였다. 두 사람의 몸에만 의지해

완벽한 호흡과 균형을 보여준 연기자들은 서로가 서로의 무대가 되었다. 네명이 어깨 위

로 층층이 뛰어오르는 높이뛰기도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퀴담’에는 몸으로 펼쳐내는 묘기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다. 6명의 연주자가 즉석에서 들려

주는 음악은 기괴하고 신비롭고 때로는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간 중간 들리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노래 가사는 제작진이 세계 언어의 영향을 받아 만들었다는 ‘퀴담어’다.

현란한 보디페인팅과 독특한 의상, 커다란 탑으로 지상과 천상을 표현한 무대장치도 훌륭

하다. 


2시간 동안 잠시도 긴장감을 잃지 않는 무대였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배우가 어떤

묘기를 보여줄지 알 수 없어 관객들은 내내 숨을 죽이고 배우만큼이나 집중해야 했다.


<장은교기자 indi@kyunghyang.com




입력: 2007.04.01 17:47:09

출처: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4011747091&code=960401